결혼해서 남편이 차를 샀을 때 기뻤습니다. 이제 드라이브도 가고 여행도 혼자 가고 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내가 운전할 수 없으니까요.
면허는 대학교 3학년 때 따놨는데 그 이후로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습니다. 처음 1년은 '곧 하겠지' 싶었고, 2년째부턴 '너무 무서워서 못 한다'고 생각했고, 3년째부터는 'ㅂ손실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남편은 '이 정도 비용 들여서 배우지 마' 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다 운전해주면 되지 않냐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보니 상황이 달랐습니다. 남편이 피곤할 때, 출장 갈 때, 아이가 응급인데 차를 못 움직일 때가 있었거든요.
결정적인 계기는 아이가 밤 11시에 고열이 났을 때였습니다. 남편이 야근하고 있었고 나는 할 수 없이 택시를 불렀는데 15분을 기다렸습니다 ㅠㅠ 그 15분이 정말 길었어요. 그날 밤 병원에 가면서 '난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장롱면허 탈출 방법'을 검색했습니다. 운전교습소 다니기, 친구한테 배우기, 운전연수 받기 등 여러 방법이 있었어요. 저는 방문운전연수를 선택했습니다. 내 차에서 내 시간에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관악 지역에 방문운전연수가 정말 많았습니다. 어떤 곳을 선택할지 고민이 됐는데 후기를 읽다 보니 강사가 너무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같은 가격이어도 강사에 따라 경험이 완전히 다르다는 후기가 여럿 있었거든요.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은 5일 25시간에 55만원이었습니다. 비싼 편이지만 강사의 평가가 정말 좋았고, 친절하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전화로 상담할 때 상담원이 저의 두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5년 안 운전하셨으면 첫날은 정말 천천히 가자'고 해주셨습니다.

1일차는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했습니다. 강사 이름은 박선생님이셨어요. 첫인상부터 편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 박입니다. 오늘부터 같이 공부해보겠습니다'라고 하시면서 웃으셨거든요.
가장 먼저 한 일은 차 구조를 설명하는 거였습니다. 어디가 어디인지 다 까먹고 있었거든요. 선생님이 '괜찮습니다, 이게 정상이에요. 5년 동안 안 했으면 이 정도는 당연합니다'라고 해주셨습니다.
30분은 동네 골목에서 출발과 정지만 반복했습니다. 악셀과 브레이크 페달의 감을 다시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웠어요. 선생님이 '충분해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더 나가요'라고 했을 때 정말 고마웠습니다.
점심 이후 조금 더 넓은 도로로 나갔습니다. 관악 쪽 이면도로인데 차도 적고 조용했어요. 선생님이 '이 정도 도로에서 차선 감을 잡아보자'고 하면서 가르쳐주셨습니다. 한 번도 못 해본 우측 방향 지시등과 핸들링을 함께 해야 하는 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2일차 화요일에는 주차를 배웠습니다. 선생님이 근처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가자고 하셨어요. 후진 주차는 진짜 악몽이었습니다. 처음 시도에서 엄청 틀렸어요.
선생님이 '이거 맞는 느낌인데요? 한 번 더 해봅시다'라고 하시더니 역시 틀렸습니다 ㅋㅋ 3번 째 시도에서 겨우 들어갔는데 선생님이 '됐어요, 충분합니다. 주차는 반복이 최고의 연습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오후에는 신호가 있는 교차로에서 좌회전과 우회전을 배웠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부분이 좌회전이었어요. 맞은편 차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절대 들어갈 수가 없었거든요.

선생님이 '신호가 초록색이면 그건 당신을 위한 신호입니다. 상대방은 빨간색일 거예요. 조심스럽게 들어가세요'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반복해서 들으니까 조금씩 용기가 났습니다.
3일차는 수요일이었는데 오전에는 복합적인 상황들을 배웠습니다. 회전교차로, 보행자 많은 도로, 정체 상황 등이었어요. 회전교차로는 처음 봤어요. 선생님이 '깜빡이를 먼저 켜고 천천히 들어가세요. 우측 차량에 우선권이 있습니다'라고 했는데 너무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3번 정도 하다 보니 감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우측 차량을 확인하고 들어가는 타이밍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선생님이 '좋아졌어요,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4, 5일차에는 실제 생활 코스를 배웠습니다. 어린이집, 마트, 병원, 회사 주변을 다 운전해봤어요. 아, 고속도로 진입로 전까지의 도로도 배웠습니다.
마지막 날 퇴근 시간 즈음에 출발했는데 차가 정체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이게 실전이에요. 이 상황에서 차선변경 해봅시다'라고 했거든요. 정말 실용적이었습니다.
5일 25시간에 55만원이었습니다. 비용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정말 잘 썼다고 생각합니다. 내돈내산 솔직한 후기로 남기자면 가성비가 정말 좋았습니다.
지금은 혼자 아이를 데리고 병원도 가고 마트도 가고 어린이집도 가요. 남편이 출장가도 문제없습니다. 5년 동안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입니다.
혹시 장롱면허를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꼭 이 과정을 거쳐보길 바랍니다. 세상이 정말 달라 보일 거예요. 저는 이 선택을 정말 후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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