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면허를 따자마자 신차를 샀습니다. 쇼룸에 가서 "이 차로 배울 거니까 초보자 차를 추천해 달라" 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샀다는 것만으로 끝났어요. 차는 집 앞에 세워져 있었고, 저는 운전석에 앉은 적이 없었습니다.
처음엔 "곧 배울 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1년이 되자 불안해졌습니다. 이대로 가면 내 차는 영원히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2년차 때 남자친구가 타 달라고 해도 "아직 불안해" 라고 했습니다. 3년이 지나자 남자친구는 더 이상 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회사에서 출장을 갈 일이 생겼습니다. 보통은 남자친구가 데려다 줬는데, 그날은 안 되나 봤어요. 공항 셔틀을 타가지고 갔는데, 왠지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남자친구의 월급이 아니라 내 월급으로 샀는 차인데, 내가 타지 못하고 있다니.
귀국하는 그 비행기에서 결심했습니다. 이번엔 진짜 운전을 배우자고. 남자친구한테 전화해서 "운전연수 끊어줄래?" 라고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진짜?" 라고 물었는데, 확신 있게 "응, 진짜" 라고 답했습니다.
관악 쪽에 여러 자차 연수 업체를 알아봤습니다. 자차 운전연수는 대부분 비용이 많이 들었어요. 4일 코스에 45만원부터 55만원까지 있었습니다. 선호했던 곳이 49만원이었는데, 후기를 읽어보니까 주차를 정말 꼼꼼히 본다고 했습니다. 내 차에서 배우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주차였거든요.
1일차는 정말 어색했습니다. 선생님을 만났을 때, 내가 3년 동안 운전을 못 했다고 솔직히 말했습니다. 선생님이 "많이 불안하시겠네요. 괜찮습니다. 내 차에서 배우면 가장 수월합니다" 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처음 1시간은 차량 확인부터 시작했습니다. 내 차의 각 버튼, 각 페달, 각 레버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3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르던 부분들이 많았어요. 선생님이 "타이어 공기압 표시는 여기 있고, 연료 게이지는 여기 있어요" 라고 하나하나 알려주셨습니다.
1일차 실제 운전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면도로, 그 중에서도 가장 한적한 이면도로에서 천천히 페달의 감각을 익혔습니다. 3년을 안 타니까 정말 어색했어요. 가속도 조심스럽고, 브레이크도 조심스러웠습니다.

1일차 마지막 30분에는 처음으로 주차를 배웠습니다. 넓은 주차장 한 구석에서 입주차 주차를 연습했어요. 들어갈 때는 좀 괜찮은데, 빠져나올 때가 어려웠습니다. 뒤를 봐야 하는데, 사이드미러가 어디를 보여주는지 몰라서요.
2일차에는 좀 더 복잡한 주차를 배웠습니다. 마트 지하주차장으로 나갔는데, 거기가 진짜 좁더라고요. 선생님이 "사이드미러 오른쪽에 기준선이 있어요. 그 선이 주차 칸의 가장자리에 올 때 핸들을 꺾으세요" 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처음엔 안 되더니, 5번 정도 하다 보니까 느낌이 왔어요.
2일차의 후반부에는 도로로 나가서 운전 감각을 다시 잡았습니다. 가속, 제동, 차선 변경, 신호등. 관악 쪽의 여러 도로를 돌아다녔어요. 3년을 안 타니까 신호등만 봐도 긴장이 됐습니다.
3일차에는 더 어려운 주차를 배웠습니다. 평행주차라는 게 있었는데, 다른 차들 사이에 옆으로 주차하는 거였어요. 이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처음 5번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각도도 잘못되고, 거리도 잘못되고. 선생님이 "이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실제로는 자주 할 일이 없어요" 라고 안심시켜 주셨는데, 그래도 하고 싶었어요.
3일차 마지막에 평행주차가 거의 완성에 가까워졌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차를 옆자리에 집어넣을 수 있게 됐거든요. 선생님이 "이 정도면 충분해요. 실전에서도 이 정도만 되면 운전자들이 인정합니다" 라고 해주셨어요.
4일차는 복합 주행이었습니다. 여러 도로를 돌아다니면서 신호등도 처리하고, 차선 변경도 하고, 도로 변에 정차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큰마트 지하 주차장에 가서 입주차 주차를 한 번 더 했는데, 선생님이 "이제 충분하셔요"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4일, 16시간에 49만원이었습니다. 내돈내산으로 낸 거라 좀 아팠지만, 이 비용으로 3년간의 불안감을 해소했다고 생각하니까 가성비가 좋았습니다. 남자친구가 "이제 내가 운전 안 해도 되는 건가?" 라고 장난으로 물었는데, 저는 "응, 이제 너 태워다 줄게" 라고 답했습니다.
수업이 끝난 지 2개월이 됐습니다. 지금은 거의 매일 운전합니다. 출근할 때도, 퇴근할 때도, 주말에도. 내 차로 배웠기 때문에 다른 차를 탈 필요가 없었어요. 주차도 예전보다 훨씬 자신감 있게 합니다. 특히 지하주차장은 이제 가는 길입니다.
3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제 나는 "타지 못하는 사람" 이 아니라 "타는 사람" 이에요. 관악에서의 4일이 내 인생을 이렇게 바꿔놨습니다. 정말 받길 잘했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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