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친구들이 모두 자기 차를 사서 드라이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주말에 강원도도 가고, 경주도 가고... 저만 빼고 다들 자유로워 보였어요. 면허는 있지만 운전을 못 한다는 게 정말 창피했거든요.
친구들이 자꾸만 '너 운전 배워야지', '우리 차 타고 와' 이러는 말들이 자극이 되었습니다. 화면 뒤에서 이미지 편집을 하는 일을 하는데, 언제나 운전을 배울 시간이 있는 것 같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한 친구가 '나 운전연수 받고 완전 달라졌다'고 추천해줬습니다. 그 친구가 관악 지역에서 방문연수를 받았다고 했거든요. 가격도 생각보다 싸다고 했어요.
관악에서 4일 16시간 패키지를 찾았는데 80만원대였습니다. 직장 다니면서 받기엔 휴가를 4일을 써야 했지만, 친구들 드라이브에 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어요. 바로 예약했습니다.
1일차는 역시 기초부터 시작했습니다. 차 위치, 핸들 각도, 페달 조작 등등. 선생님이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 이렇습니다'라고 안심시켜주셨거든요. 관악 근처 조용한 도로에서 30분 정도 기초를 다졌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천천히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처음엔 엄청 떨렸어요. 주변 차들이 다 빠르게 달리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선생님이 '당신은 당신의 속도로 가시면 돼요, 뒷차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계속 말씀해주셨습니다.
2일차에는 주차를 집중적으로 배웠습니다. 마트 주차장, 아파트 주차장, 거리 주차... 모든 종류의 주차를 연습했거든요. 처음에 후진 주차가 정말 안 되어서 몇 번을 다시 했어요 ㅠㅠ 그런데 10번 정도 연습하니까 감이 왔습니다.
선생님이 '주차가 제일 어렵기 때문에 여기에 시간을 많이 쓸 거다'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그 말씀이 맞았어요. 차선 변경보다, 속도 조절보다 주차가 제일 오래 걸렸습니다.
3일차에는 친구들이 가는 경주 드라이브 코스 중 일부를 미리 연습했어요. 선생님이 '당신이 어디 가려는데요?'라고 물어봐서 '친구들이랑 경주 가려고요'라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남부순환로에서 경부고속도로 진입까지 연습했습니다.
고속도로는 더 무섰어요. 속도도 훨씬 빠르고, 차선도 많고, 다른 차들도 아주 빨리 달리거든요. 선생님이 '고속도로는 처음엔 우측 차선에 있으세요, 익숙해질 때까지'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4일차 마지막 날에는 실제 경주까지 가는 완전한 코스를 한 번 돌았습니다. 4시간 정도 걸렸는데 선생님이 중간중간에 '이 부분에서 조심하세요', '여기서 속도 올려도 돼요' 이런 식으로 안내해주셨어요.
4일 과정을 끝낸 지 딱 일주일 뒤 친구들과 경주를 다녀왔습니다. 처음엔 긴장했지만 선생님 말씀이 자꾸만 생각났어요. '깜빡이 먼저 켜고', '거리감 확인하고', '서두르지 말고'... 모든 게 습관이 되어 있었거든요.
경주에서 차를 몰고 불국사까지 가는 길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전까지는 항상 옆자리에 앉아서만 봤는데, 직접 운전하면서 보니까 완전히 달랐어요. 그때 드디어 내가 드라이버가 된 거 같더라고요 ㅋㅋ
80만원이 저한테는 좀 큰 금액이었지만,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주말마다 드라이브도 다니면서 충분히 가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운전을 못하면 사실 인생에서 놓치는 게 많거든요.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은 경주나 남해 같은 곳으로 드라이브를 갑니다. 처음엔 무서웠지만 지금은 운전이 제일 쉽고 편한 일이 되었어요. 관악에서 배운 그 기초들이 정말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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